괄호 안에서


박반디






비가 올 것 같습니다

그래서 괄호 안에 길을 하나 내었는데

요샌 마음이 가파라져

누구도 건널 수 없는 길목이 되었습니다






글을 적지도 않았는데

문장에서 당신을 발견했을 때

나는 가슴이 얼얼했어요






그 자체로서 내 이야기가

비극이 될 것 같았으니까






그날 나를 당신의 책들 사이에 끼워놓고

우리는 안 맞는 책들 안 맞는 내용인데도

그저 그렇게 읽히기도 했으니까






나는 어떤 식으로든 우리가

이야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으니까






괄호 안에서 나는 텅 비어있습니다





괄호 안에서. 100* 72.7. bakvandi. 2021


당신이 나를 읽어준다면

나는 이 이야기를

영영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